고대의대 성추행 사건-법정에 선 피해자

영화평론가.
BY : 황진미 | 2011.12.25 | 덧글수(2) | 트랙백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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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미의 법정르포]12월9일 항소심 2차 공판과 12월23일 결심공판

침묵은 죽음이다!

12월9일 항소심 2차 공판. 판사는 심리전문가 의견은 필요치 않다고 여겨 채택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친구라는 손00는 증인으로 출석하기 않았고, 배씨의 친구인 박00이 증인으로 출석하였다.

박00는 사건 며칠 4일 후인 5월 25일 배씨가 경찰서에 진술하기 직전에 다른 피고인들과 만나 사건에 대해 의논한 법대4학년 학생이라고 한다. 배씨의 변호인은 배씨의 통화기록을 제시하며, 배씨가 박00를 만나 직후 부산 집에 통화하였고, 피해자에게 사과 문자를 발송했다는 사실관계를 확인시켰다. 박씨의 증언은 변호인의 제안으로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진술의 내용은 복도에서도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배씨의 친구 법대생 박00의 증언. 배씨 “나는 잘 모르겠는데 친구들이 성추행으로 고소됐다” (그 유명한 ‘유체이탈’ 화법인가?)

배씨와 오랜 친분관계인 박00는 배씨의 연락을 받고 고대 앞에서 만나, 피고인들이 모여 있는 경찰서로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에서 “나는 잘 모르겠는데 친구들이 성추행으로 고소됐다”고 말하며, “나머지는 내 친구에게 들어라”라고 했다. 경찰서 길옆에 앉아 피고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주로 피고인 박씨가 말을 했다. 피해자를 만졌다는 이야기를 했고, 촬영은 지나가는 이야기로 했다. 배씨나 한씨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래’하는 식으로 듣고 간단히 대답하는 정도였다. “친구인 배씨가 불러서 나간 자리인데 배씨에게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지 않았느냐?” 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증인은 “배씨가 자기가 뭘 했다는 건 말하지 않았고, 나도 묻지 않았다. 배씨의 행위만 따로 물을 만큼 정신이 없었다. 나중에 따로 물으니 배씨가 “옷 위로 잠깐 스친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후 5-6시간을 잤다”고 했다”라고 대답했다.

증인은 이 정도는 추행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훈방될 것이라 믿고 배씨에게 “강제추행이 아니다 걱정하지 마라”고 말하며 경찰에 진술할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경찰조사 후 배씨가 6시간 만에 전화를 하였다. 울먹이며 자신은 범죄자가 아닌데 경찰이 자신을 범죄자 취급한다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증인이 “부모님에게 알리고 피해자에게 무조건 빌라”고 조언했다. “그때 내가 피해자에게 빌라고 했던 것은 결코 배씨의 행위를 범죄라고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니다. 사과를 통해 합의를 봐서 형사사건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뜻이었다.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하니 문자를 해서 빌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그때 내 조언을 듣고 배씨가 보낸 사과 문자를 피해자가 “배씨가 초반에 범죄사실을 인정했다”는 증거로 활용했다. 의대 학생들 여러 명에게 그 문자를 보내면서 “배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해놓고, 나중에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부인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증언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 검사 “피고인들에게 들은 것이 전부인데, 어떻게 그걸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

검사는 피해자가 문자를 다른 학생들에게 보낸 것을 악의적 인양 말하는데, 피해자는 배씨의 부모님 등으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었고, 성추행이 허위사실이라고 말하는 주변인들에게 자신을 해명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었으며, 당시 의대생들에게 사실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는 분위기에서 배씨를 무고하다 동정하고 피해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 자신을 해명하기 위해 그리 한 것 아니겠냐고 되묻자 증인은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사는 “증인이 아까 변호인 심문에서 의대친구들이 증언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자신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증언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진실이 무엇인가, 증인이 아는 것은 피고인들에게 들은 것이 전부인데 어떻게 그것을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합의의 뉘앙스를 풍기는 박씨의 변호인, 피해자 보호하느라 유리한 증거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배씨의 변호인 (그럴 리가!)

배씨의 변호인은 사건 10일후 배씨가 진료를 받은 강남의 모정신과 병원의 의사소견서를 제출했다. 배씨가 잠을 못자고, 원망스럽다, 죽고 싶다, 다 죽이고 나도 죽고 싶다는 등의 심경을 토로했다고 말했다며 당시의 심각한 스트레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때 사건에 대하 말한 진술 내용이 진실하다고 볼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이 적혀있다. 그러나 검사는 환자의 진술을 진실이라고 판단한 의사의 진술서에 동의할 필요가 없으며, 진료기록부만 증거로 채택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정신과 의사와 피해자 친구인 손00의 증인채택을 계속하자, 검사는 피해자 측도 진단서를 첨부해 상해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지만, 사건을 빨리 종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판사는 오늘 나온 증인도 전해들은 말이 전부이지 않느냐며 증인 채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다음번에 결심을 하자는 뜻을 비쳤다.

그러자 박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와 합의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 기일만 더 속행하자고 했다. (합의? 아직 그런 패가 남아있었나?) 판사는 “합의의 뜻은 없는 것 같던데”라고 말했다. 박씨의 변호인은 거의 합의에 이르렀는데, 언론에 공개된 뒤 틀어진 것이며 편지가 있지만 공개된 법정에서 다 말할 수 없다며 합의의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배씨의 변호인은 증인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말하며, “영장실질 심사 때도 피해자에게 다른 피해가 가지 않도록 유리한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피해자가 방송에 대고 말을 해서…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미묘한 말을 남겼다. (배씨 측이 피해자를 보호하려했다가, 오히려 피해자의 언론플레이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뜻인데, 모든 재판과정을 지켜 보건데 ‘실로 최선을 다하는’ 배씨의 변호인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유리한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을 리는 없어 보인다. 또 한 번 ‘고양이, 쥐 화법’의 구사인가?)

# 마침내 공개법정에 선 피해자의 증언

12월 23일 결심공판이 열렸다. 검사의 구형이 내려졌다. 박씨와 한씨에게는 1심과 같은 2년 6개월과 1년 6개월이 구형되었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배씨에 대해서는 1심보다 6개월이 긴 징역2년이 구형되었다.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이어졌다. 박씨와 한씨는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주었다. 모든 분들께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씨는 “나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을 옳지 않다. 정말로 억울하다”며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 1심과 비슷한 광경이로구나 생각될 무렵 방청석에서 한 사람이 일어났다. 피해자의 변호사였다. 그는 자신이 피해자의 변호사임을 밝히고, 지금 법정에 피해자가 나와 있으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했다.

판사는 피해자가 왔는지 확인하고, 피해자에게 공개진술을 할 것인지 재차 확인했다. 피해자가 증언의 뜻을 밝히자 증인석으로 불렀다. 증인석의 피해자는 “사건이 일어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상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배씨가 자살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매일 그 생각을 하며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자지 못합니다. 제가 평생 가져갈 고통과 배씨 등이 퍼뜨린 험담과 뒷소문을 생각하면 1심에서 내려진 1년 6개월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걸 생각하면… 저는 이 일로 인해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재판부가 공정한 판결을 해주리라 믿고 더 이상 제가 피해자가 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라고 울먹이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 침묵은 죽음이다!

가해자들과 법정에서 얼굴을 마주치는 것조차 끔찍할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 자리에 나와 진술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망설임의 시간이 있었을까. 그리고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저토록 용기 있는 피해자의 행동에, 지난번 공판에서 편지운운하며 기묘한 합의의 뉘앙스를 흘리던 박씨의 변호인이나 기껏 보호해주었더니 피해자가 언론에다 떠들어 뒤통수를 맞았노라 말하던 배씨의 변호인은 지금 얼마나 면구스러울까? 심지어 원심법정에서 배씨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재판정에 없다고 피해자의 사생활을 멋대로 꾸며서 사실인양 말하지 않았던가.

수치심과 고통으로 그 자리를 피하고 침묵하는 순간, 저들은 온갖 협잡으로 피해자에게 오욕의 이미지를 덧씌운다. 오히려 당당하게 그들에게 맞서 피해와 죄상을 똑바로 증언할 때 비로소 나의 인격과 존엄을 되찾을 수 있다. 침묵은, 죽음이다.

선고는 2월 3일 오전 10시에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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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sqka 2011/12/26 00:18

사건 이후 2차 공판 증인과 배씨 사이에
‘옷위로 스친것 같은데 모르겠다, 훈방, 합의’이런 말들이 오갔다는 증언은
배씨측이 피해자 상의만 내려주었다는 강력한 무죄 주장과는 내용이 다른거 아닙니까.

배씨가 증인에게 사실을 축소 말했을 가능성이 없는것도 아니고요.

어이가 없는건 배씨 변호인이 ‘피해자에게 다른 피해가 가지 않도록’ 운운했다는 겁니다.
1심 법정에서 버젓이 피해자에게 추가 피해를 입히는 만행을 저지른 자들이.

마지막 피해자의 진술에서
사건과 그 이후의 추가 피해로 인한 크나 큰 고통과 깊디 깊은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져 가슴이 아프네요.

kwmhak 2011/12/30 03:43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황씨는 이미 판결을 내려 버리는군
이럴 바에야 재판이 뭔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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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태

    까칠까칠 삐딱삐딱 위태위태 소심소심 뒤끝작렬 벼랑끝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어디에도 융화되지 못하고 떠도는 시선. 하지만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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