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빅딜? 정치쇼의 극치
-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차세대 융합학문에 관심을 지니고 있으며,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기를 시도하고 있음. 연구분야는 면역학, 프리온. 관심분야는 복잡계과학, STS, 종교간 대화.
많은 독소조항이 담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의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중이다. 한-미 쇠고기 수입 문제와 자동차 관련 사항이 주요 의제인 양 말해진다. 정부는 선심 쓰듯이 쇠고기 문제를 사수한다고 말하고, 여당인 한나라당도 자동차는 미국 요구를 검토할 수 있지만 쇠고기엔 양보 없다며 생색을 내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와의 회의 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쟁점 해결을 위한 통상장관 회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위 ‘쇠고기 고수-자동차 양보’라는 틀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 정부와 여권이 정권 실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국민을 호도하려는 치졸한 행태다. 한국의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는 근본적으로 당장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며, 여권이 ‘쇠고기 고수-자동차 양보’라는 식으로 빅딜 분위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전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연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쇠고기 협상을 하지 않으면서 이를 쇠고기 고수라고 말하는 정부 주장은 결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국민을 속이고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재 타결되어 있는 미국 쇠고기 수입조건은 현 정부가 2008년에 미국의 선물이라며 받아들인, 국제적으로 결코 수용될 수 없는 완전개방 수준이다. 그렇기에 당시 촛불로 상징되는 대규모 국민 저항 사태가 발생했다. 그 촛불 덕분에 그나마 현재는 한시적으로 30개월 미만의 미국 쇠고기가 수입되고 있다. 한시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내장과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수입되기 위해서는 ‘미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라는 조건부 제한에 한·미 양쪽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 쇠고기 수입은 ‘미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민의 신뢰가 회복되면’ 언제고 촛불사태 이전의 완전개방 상태로 되는 것이 현황이다. 더욱이 촛불 이후 개정된 국내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미국은 개정된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특별 예외 국가다.
이미 더 개방할 것도 없이 문호를 다 열어준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마치 최선을 다해 현재 상황을 고수한다는 식의 홍보성 발언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굳이 고수할 것이 있다면 현재의 한시적 수입조건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양쪽의 합의처럼 미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민의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렸다. 따라서 한국민의 신뢰를 협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어차피 지금 상황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쇠고기를 고수하고 대신 자동차를 양보할 수 있다는 여권 입장은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고, 2008년도에 맺은 일방적 졸속 협상도 개선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다.
촛불의 분노가 한창일 때 정부와 여당은 주변국이 모두 한국과 같은 조건으로 수입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거의 만 3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주장처럼 된 것은 하나도 없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이미 체결한 멕시코도 미국과 30개월 미만 쇠고기로 수입 타결했다. 이를 고려할 때, 촛불 당시 정부의 주장이 틀린다면 언제고 미국과 재협상하겠다던 여야 정당 대표의 합의문을 이행하여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때이다. 그렇기에 이번 에프티에이 협상에서 쇠고기 논의를 안 하는 것은 결코 한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국민을 기만하면서 미국을 도와주려는 행태이다.
따라서 우리가 미국과 맺고 있는 황당한 쇠고기 수입조건에 대한 재협상으로 미국을 압박하고 이를 통해 자동차에서도 유리하게 협상하려는 의지도 없이 미국과 쇠고기 협상은 안 하겠다면서 생색을 내는 것은 정치사기극이다. 국민과의 약속은 저버린 채 밀실협상으로 강대국에 끌려다니며 마치 빅딜로 자동차 건을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정부는 말장난을 한다. 앞으로 에프티에이의 독소조항이 제거되기는커녕 더욱더 미국 요구를 수용한 합의문이 예상되어 걱정될 뿐이다.











Tweets that mention 세상을 향한 오피니언 펀치 » Blog Archive » 한-미 FTA 빅딜? 정치쇼의 극치 -- Topsy.com 2010/11/10 11:11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heon bum .Lee, 류수경. 류수경 said: [우희종] 한-미 FTA 빅딜? 정치쇼의 극치 http://j.mp/csR5wc [...]
hyh6780 2010/11/10 11:49
정말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우리나라가 다른나라에게 휘둘려야 하는지…
그리고 아무리 미국이라도 우리 협상대표부가 호구가 아니라면 일방적으로 요구만 했을리는 없는데
협상대표부는 엘리트들만 뽑았을테니 호구일리는 없고 그럼 정부에 뭔가 리베이트를 약속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게 국익이 아니라 개인의 사익이라면 … 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lgeshop 2010/11/10 22:29
미국소고기수입협정을 고수하겠다니 미국인은 먹지 않는 쓰레기 내장 척수를 국민에게 먹일려나
plain1234 2010/11/11 09:08
. . . . 토머스 도너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 . . 그는 전날 커크 대표(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났다고 소개한 뒤 . . . . . 특히 “쇠고기 문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김종훈 본부장의 설명과 달리, 도너휴 회장은 “쇠고기 문제는 따로 논의 창구가 마련돼 4분의 3 정도 협상이 진행됐고, 사소한 조정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도 “미국 협상단은 끊임없이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인정했다. . . . . . . . 기사수정 : 2010-11-10 오후 09:02:55 . . . . . 정은주 이세영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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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교수를 비롯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외교부에 있는 통상 담당 공무원들을 심층 면접해서 그들의 정신적인 문제를 분석해야 됩니다.
노무현 정권때, 연령제한 없이 미국 소고기 수입하자고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것이 외교통상부 공무원들입니다. 그들의 뇌구조가 참 궁금합니다.
아메리카합중국 협상단 쪽에서 협상 전술상 “너네 주장은 과학적 근거 없잖아”라고 말 할 수는 있겠지만, 민동석이 같은 엘리트 대한민국 협상단이 그 말을 고지곧대로 믿는 일은, *신질환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입니다.
ilovej302 2010/11/25 01:55
미국은 오바마의 FTA 체결 실패로 비난이 거세게 일어나는데, 그럼 정치쇼로 누가 덕을 받다는 것인지? 너무 그렇게 여당/야당 편가르지 말고,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국가의 실익을 위해 일했으니, shut up하고 하는 일이나 열심히 합시다. 촛불로 유인해 사람들 귀중한 시간들 뺏지말고, 가정과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도록 격려합시다.